"문송합니다"는 옛말, 학위 대신 용접봉 잡고 억대 연봉 꿈꾸는 MZ 취준생들

“문송합니다.” 학벌의 문 앞에서 좌절한 청년들이 이제는 질문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장이 꼭 필요한가요?”라는 질문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사무직 고용 불안이 커지고 대학 등록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용접·전기·배관 같은 기술직을 선택하는 Z세대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은 남의 나라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국내 조선업 현장에서는 실제로 숙련인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6년 7월 서울신문은 미국 Z세대 사이에서 대학 대신 직업학교나 견습과정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용접공처럼 자동화가 쉽지 않고 숙련도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달라지는 직종이 주목받았습니다. 다만 “고졸이면 누구나 연봉 1억원”이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억대 소득은 일부 숙련공의 사례이며 근무시간, 업종, 지역, 수당, 해외근무 여부 등에 따라 수입 차이가 큽니다.


조선소 현장에서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자. 사진=매일경제

왜 지금 용접공이 다시 주목받을까?

첫째는 인력 부족입니다. 2026년 4월 뉴스핌이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조선업 인력 미충원율은 18.9%로 전산업 평균 9.6%보다 높았습니다. 쉽게 말해 구인하려는 기업이 많은데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구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둘째는 조선업 자체의 호황입니다. 조선업 노사정 협의체에서도 숙련인력 확보와 청년 일자리 확대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한국 선박 수주량은 797만CGT로 전년보다 60% 증가했고, 국내 조선업의 숙련인력 부족이 동시에 지적됐습니다.

셋째는 AI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역전이 생깁니다. AI는 사무직의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현실의 조선소에서 거대한 철판을 맞춰가며 수행하는 용접까지 단기간에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자동용접과 로봇, 비전검사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과 숙련이 필요한 공정이 많습니다.

용접공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힘든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받기 때문'이 아니라, 숙련기술과 산업 수요가 동시에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연봉 1억원, 정말 가능한가

가능한 사례는 있지만 '평균 연봉'과 '최고 소득 사례'를 구분해야 합니다. 숙련공이 장시간 근무를 하고 높은 단가의 특수용접을 수행하거나, 조선·플랜트 등 수요가 높은 산업에서 일하거나, 해외 프로젝트와 같은 고단가 현장에 투입되면 연간 소득이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초보자는 처음부터 억대 연봉을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용접은 종류가 다양하며 CO2, 아크, TIG 등 장비와 소재, 품질 기준이 다릅니다. 자격증 하나로 곧바로 고소득 숙련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자세, 비드 품질, 결함을 줄이는 능력, 작업 속도, 도면 이해, 안전수칙 준수 등이 평가됩니다.

따라서 '연봉 1억원'을 목표로 삼는다면 숫자 자체보다 숙련도를 쌓아 단가가 높은 일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목표로 잡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용접 교육장에서 실습하는 학생

용접 교육장에서 실습하는 학생. 사진=부산파이낸셜뉴스

대학 대신 기술직을 선택할 때 꼭 확인할 것

  1. 초임과 숙련공 임금을 구분한다. 검색 결과에 나오는 고소득 사례는 초보자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2. 일당이 아닌 실제 연소득을 계산한다. 근무일수, 연장·야간수당, 숙식비, 이동비 등을 모두 따져야 합니다.
  3. 작업환경을 직접 본다. 조선소는 고열, 소음, 분진, 협소공간, 고소작업 등 작업환경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4. 교육기관의 취업처를 확인한다. 자격증 취득률보다 실제 취업 연계와 현장 교육 비중이 중요합니다.
  5. 안전교육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안전장비와 보호구는 월급에서 떼어내는 비용이 아니라 장기근속을 위한 기본 조건입니다.

어떤 용접부터 배우는 것이 좋을까?

입문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아크·CO2 계열 용접의 원리와 자세를 익히고, 자신의 적성과 업종에 맞춰 TIG 등 전문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법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조선업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교육기관에서 가르치는 용접 종류가 실제 채용기업의 공정과 맞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정비에 필요한 용접과 대형 선박 블록 제작에 필요한 용접은 같은 '용접'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작업환경과 검사기준, 요구되는 숙련도가 다릅니다. 이름만 보고 고르면 취업 준비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한국 조선업은 왜 청년을 부르는가?

울산시는 조선업 경기 회복으로 선박 수주가 늘면서 현장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2025년부터 외국인 근로자 현지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용접·전기·도장 등 분야의 인력을 양성해 현장에 투입하려는 사업입니다. 동시에 2024~2026년 조선해양 미래혁신 인재양성센터를 통해 생산기술 채용연계 교육도 추진했습니다.

이 대목은 중요한 신호입니다. 기업이 사람이 필요해서 외국인 인력을 늘리는 것과 별개로, 국내 청년이 기술직에 진입할 통로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2026년 7월 조선업 노사정 협의체가 청년의 조기입직과 장기근속 지원을 의제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조선업을 '돈 많이 버는 블루오션'이라고만 홍보해서는 안 됩니다. 현장 강도가 높고 경기 사이클에 따른 고용 불안이 과거에 반복됐다는 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결국 청년이 들어오게 만드는 핵심은 연봉뿐 아니라 안전, 숙련도에 따른 임금 상승, 장기고용, 교육체계가 함께 개선되는 것입니다.

좋은 기술직은 '대학을 안 가는 길'이 아니라, 실력과 숙련도를 자산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전문직 경로입니다.

조선소 기술교육실에서 용접 실기 교육을 받는 모습

조선소 기술교육원에서 용접 실기교육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코리아중앙데일리

취업 준비생이라면 이렇게 접근해 보자

용접공 취업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일단 학원 등록'보다 거꾸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원하는 산업과 지역의 채용공고를 20개 정도 모아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용접 방식, 자격증, 경력, 근무형태를 정리합니다. 그다음 그 조건을 가장 많이 만족시키는 교육과정을 찾는 방식입니다.

채용공고를 보면 '경력무관'이어도 특정 자격이나 도면해독능력을 우대하는 곳이 있습니다. 기본급은 낮고 연장근무와 수당을 합해 총액이 높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급과 총액을 나눠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자격증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격증은 취업의 입장권에 가깝고, 숙련도는 연봉을 결정하는 실력에 가깝습니다.

특히 용접은 결과물이 눈에 바로 보이기 때문에 실기 능력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자격증 준비와 함께 실제 작업물 포트폴리오, 작업시간, 용접자세별 경험 등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건강과 안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용접은 자외선, 흄, 화상, 소음 등 위험요인이 있는 작업입니다. 보호면과 장갑, 방염복, 호흡보호구 등 적절한 보호구를 사용하고 현장의 안전수칙을 따라야 합니다. 고소득을 위해 안전을 포기하는 순간 '연봉 1억원'이라는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어집니다.

문송 시대의 다음 장면은 무엇일까?

'문송합니다'라는 표현은 문과 전공자를 희화화한 말이지만, 그 안에는 전공과 일자리의 불일치라는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연구, 기획, 법률, 교육, 의료처럼 학문적 기반이 필요한 직업에서는 여전히 학위와 전문교육이 중요합니다.

변화하는 것은 선택지의 폭입니다. AI가 빠르게 보조하는 사무직과 달리 현장 기술직은 숙련도와 물리적 작업, 안전관리, 장비운영이 결합돼 있습니다. 여기에 조선업처럼 국가 산업의 수요가 살아나는 분야가 겹치면 기술직의 몸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대학이냐 용접이냐'를 단순한 양자택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전문대나 직업훈련을 통해 기술을 배우고, 이후 산업기사·기사 자격과 현장경력을 쌓거나 설비·품질·생산기술·안전관리 분야로 경력을 확장하는 길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용접공이면 정말 억대 연봉이 가능한가요?

일부 숙련공에게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초보자의 평균적인 출발점으로 보면 안 됩니다. 고단가 공정, 장시간 근무, 수당, 해외 프로젝트 등 조건에 따라 소득이 달라집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조선업에 취업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조선업은 직무에 따라 학력보다 실기능력과 자격, 현장경력을 중시하는 생산기술 직무가 있습니다. 다만 기업별 채용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어디서 용접을 배워야 하나요?

고용24 직업훈련 과정, 한국폴리텍대학 등 공공 직업교육기관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교육시간, 실습 비중, 취업처, 자격증 대비 여부를 비교한 뒤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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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용접공 열풍의 핵심은 '대학을 포기하면 돈을 번다'가 아닙니다. 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사람이 부족할 때 숙련자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아주 오래된 노동시장 원칙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MZ세대 취업준비생에게 필요한 것도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업환경인지, 3년 뒤 어떤 숙련자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숙련이 실제 임금으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대학 졸업장이든 용접 자격증이든 중요한 것은 선택 이후의 실력입니다. 졸업장은 책상 위에 놓을 수 있지만, 숙련도는 현장에서 매일 증명해야 합니다. 그 점에서 기술직의 매력과 어려움이 동시에 시작됩니다.

출처: 서울신문 2026년 7월 미국 Z세대 기술직 선호 보도, 연합뉴스 2026년 7월 조선업 노사정 협의체 기사, 뉴스핌 2026년 4월 조선업 인력 미충원율 보도, 울산광역시 조선산업 육성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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