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CP(증진된 외부역박동술)란? 수술 없이 심장 혈류를 개선하는 치료법

 
 

EECP(Enhanced External Counter Pulsation, 증진된 외부역박동술)은 수술이나 혈관 시술 없이 혈액순환을 개선해 협심증과 일부 심부전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비침습적 치료법이다. 미국에서는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현재 다양한 심혈관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EECP는 심장의 박동에 맞춰 하체에 착용한 공기 압박 커프를 자동으로 팽창·수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심장이 이완기에 들어가면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순서로 압박을 가해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고, 수축기에는 압박을 빠르게 해제하여 심장의 부담을 줄인다. 이러한 반복적인 혈류 조절은 관상동맥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심장근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는 가슴에 부착한 ECG(심전도) 센서와 손가락 산소포화도 센서를 이용해 심장 박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장비는 이를 바탕으로 압박 타이밍을 자동 조절하여 최적의 치료를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하루 1시간씩, 주 5회, 총 7주(35회)의 치료가 권장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EECP센터를 이끌었던 바스니스(Bhavnani) 박사는 EECP를 "혈관 운동 치료"라고 표현했다. 혈관을 직접 넓히거나 수술하는 대신 혈관에 반복적인 혈류 자극을 주어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병원의 소란(Soran) 박사는 EECP가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미세혈관(측부순환)의 형성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심장 혈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ECP는 특히 스텐트 삽입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았음에도 협심증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급성 심근경색이나 응급 관상동맥 폐색 환자는 신속한 시술이나 수술이 우선이며, EECP는 이를 대체하는 치료가 아니다.

대체로 안전성이 높은 치료로 알려져 있지만, 심한 부정맥, 활동성 혈전정맥염, 심한 대동맥판막질환, 출혈성 질환, 임신 등에서는 시행이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적응증과 금기사항을 확인한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EECP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만성 협심증 환자의 증상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보조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일부 대학병원과 전문 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다.